명절에 부모님 댁에 갔다가 낡은 성경책을 발견합니다. 여백마다 연필로 적힌 날짜와 짧은 기도 제목들. 이 글은 그런 신앙 유산을 다음 세대로 어떻게 이어 갈 수 있을지, 가정에서 실제로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한 글입니다.
신앙은 유전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해질 수는 있습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꾸준한 작은 습관이 더 멀리 갑니다.
가정예배, 짧고 꾸준하게 시작하세요
가정예배라고 하면 부담부터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시간이 길어야 할 것 같고, 설교를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10분이면 충분합니다.
- 성경 한 단락을 함께 소리 내어 읽기
- 한 사람이 한 문장씩 느낀 점 말하기
- 서로의 기도 제목을 하나씩 나누고 짧게 기도하기
요일을 정해 두고 빠지는 날이 있어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아이가 어리면 더 짧게, 십 대라면 아이에게 진행을 맡겨 보는 것도 좋습니다.
신명기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리를 이렇게 그립니다. “집에 앉아 있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신 6:7). 특별한 자리보다 일상이 신앙 교육의 자리라는 뜻입니다.
부모의 신앙 이야기를 기록해 두세요
부모님이 어떻게 믿음을 갖게 되셨는지, 어려운 시절에 무엇을 붙드셨는지 자세히 아는 분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그 이야기는 물어보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부모님께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그 대답을 적거나 녹음해 보세요. 처음 교회에 간 날, 가장 힘들었던 해, 그때 붙든 말씀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나 자신의 신앙 이야기도 짧게라도 기록해 두면, 언젠가 자녀에게 가장 귀한 선물이 됩니다.
자녀와의 신앙 대화, 질문을 환영하세요
자녀가 “하나님이 정말 계셔요?”라고 물을 때 당황하지 않아도 됩니다. 질문은 믿음이 자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바로 정답을 주려 하기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먼저 물어 주세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함께 찾아보자고 하는 부모의 모습이 오히려 신뢰를 줍니다. 식탁, 차 안, 잠들기 전처럼 부담 없는 자리에서 대화가 더 잘 열립니다.
강요가 아닌 본으로 보여 주세요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엡 6:4)라는 말씀은 신앙 교육에도 해당합니다. 억지로 앉히고 꾸짖는 신앙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말보다 삶을 봅니다. 돈 문제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 실수했을 때 사과하는 모습, 손해를 보더라도 정직을 택하는 모습. 바울은 디모데의 믿음이 먼저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에게 있었다고 말합니다(딤후 1:5). 믿음은 삶을 통해 건너갑니다.
이삭은 아버지의 우물을 다시 팠습니다
창세기 26장에서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 때에 팠다가 블레셋 사람들이 메워 버린 우물들을 다시 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부르던 이름으로 그 우물들을 불렀습니다(26:18). 흙에 덮였던 물길을 다시 여는 장면입니다.
하나님도 이삭에게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셨습니다.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26:24). 이삭의 하나님은 새로운 신이 아니라 아버지의 하나님이었고, 이제 이삭 자신의 하나님이 되셨습니다.
우리의 신앙 유산도 메워진 우물과 같을 수 있습니다. 바쁨과 무관심의 흙을 걷어 내고 다시 파는 일이 필요합니다. 우물에 대한 묵상은 이삭의 우물 묵상에서 이어 읽으실 수 있습니다.
묵상 질문
- 내가 부모 세대에게서 받은 신앙의 우물은 무엇이며, 지금 메워져 있지는 않습니까?
- 이번 주 자녀나 가족과 나눌 수 있는 신앙의 작은 습관 하나는 무엇입니까?
기도
주님, 앞선 세대가 파 놓은 믿음의 우물을 다시 열게 하소서. 말보다 삶으로 주님을 보여 주는 부모가 되게 하시고, 우리 자녀들도 주님을 자기의 하나님으로 만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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