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창세기 26:24–25, 에베소서 1:3, 마태복음 6:33
거룩한 부자라는 말이 낯선 이유
거룩한 부자라는 말은 어딘가 어색하게 들립니다. 부자는 욕심과 가깝고, 거룩은 가난과 가깝다고 느끼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열두 주 동안 창세기 26장을 걸어온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이삭이 부를 얻은 뒤 무엇을 먼저 세웠는지 보며 그 어색함을 풀어 보려 합니다.
흉년의 마른 땅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삭은 거부가 되었고(13절), 우물을 빼앗겼고, 넓은 곳을 얻었고, 대적과 화해했습니다. 그런데 본문은 이삭의 재산 목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를 얻은 뒤 이삭이 세운 세 가지
브엘세바에서 하나님이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24절) 하신 뒤, 이삭은 세 가지를 합니다.
이삭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거기 장막을 쳤더니 이삭의 종들이 거기서도 우물을 팠더라 (창 26:25)
제단은 예배입니다. 장막은 그 자리에 머무는 삶입니다. 우물은 일입니다. 이 순서가 이 시리즈 전체의 요약처럼 느껴집니다. 일은 버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맨 앞자리를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땅의 부 위에 하늘의 부
이삭의 가축과 종과 곡식은 분명 땅의 부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가장 붙든 것은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임재와 평강, 말씀이 먼저였고, 재정과 열매는 그 순종의 결과로 따라왔습니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시되 (엡 1:3)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받은 복을 “하늘에 속한” 복이라고 부릅니다. 통장 잔고가 그대로여도 이 복은 줄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고 하셨습니다. 순서의 문제입니다. 땅의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라, 먼저 구할 것이 따로 있다는 말씀입니다.
거룩한 부자의 세 표지
시리즈를 정리하며, 거룩한 부자를 알아볼 수 있는 세 가지 표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제단이 있습니다. 수입이 늘어도 예배의 자리가 밀려나지 않습니다. 감사가 습관이 되어 있습니다.
우물이 있습니다. 성실하게 일하고, 그 우물을 다음 사람도 마실 수 있게 남깁니다. 이삭이 아버지의 우물을 다시 팠듯(18절), 신앙의 우물을 자녀와 이웃에게 물려줍니다.
화평이 있습니다. 빼앗길 때 다투지 않고 옮길 줄 알고, 찾아온 대적에게 식탁을 차립니다. 부가 관계를 망가뜨리지 않고 오히려 흘려보내는 통로가 됩니다.
열두 주를 돌아보며
이 시리즈에서 함께 걸어온 자리를 짧게 돌아봅니다.
- 1주: 흉년이 왔습니다
- 2주: 애굽으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
- 3주: 이 땅에 머물라
- 4주: 낯선 밭 앞에서
- 5주: 씨를 뿌리는 순종
- 6주: 그 해에 백배
- 7주: 시기를 받을 때
- 8주: 메워진 우물을 다시 파다
- 9주: 에섹과 싯나
- 10주: 르호봇, 하나님이 넓게 하실 때
- 11주: 대적자가 화평을 청하다
돌아보면 이삭은 대단한 영웅이 아니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아내를 누이라 속인 약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7절). 그런 사람이 머물고, 심고, 다시 파고, 화해했습니다. 백배는 그의 능력이 아니라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12절) 주어졌습니다.
오늘의 적용
이번 주에 세 가지를 하나씩만 점검해 보십시오. 내 하루에 제단의 자리가 있는지, 내 일이 다음 사람에게 우물이 되고 있는지, 내 재물이 화평을 만드는 데 쓰이고 있는지. 한 달 단위로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이어지는 실용 글에서 나누겠습니다.
묵상 질문
- 열두 주 가운데 지금 내 자리와 가장 가까운 장면은 어디입니까?
- 제단, 우물, 화평 중 내 삶에 가장 비어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기도
주님, 흉년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인도하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땅의 것보다 주님의 함께하심을 먼저 구하게 하시고, 받은 것을 흘려보내는 거룩한 부자로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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